미리보기 · 시즌 2 · G12 · EP 8
보호의 임무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장은 한 그루의 나무 앞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그 나무는 낯설지 않다. 우리는 그 나무를 기억하고 있다. 다만 그 나무 곁에 서 있던 화염검의 그림자 때문에, 오래도록 멀리서만 바라보아야 했을 뿐이다.
"또 그가 수정같이 맑은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이니 하나님과 및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나서 길 가운데로 흐르더라 강 좌우에 생명 나무가 있어 열두 가지 열매를 맺되 달마다 그 열매를 맺고 그 나무 잎사귀들은 만국을 치료하기 위하여 있더라"
요한계시록 22:2한 줄이지만 한 줄이 아니다. 성경 전체가 이 한 줄을 향해 흘러왔다. 닫혔던 길이 열렸다. 막혔던 자리가 환대의 자리가 되었다. 그리고 그 곁에 서 있던 손은, 이제 더 이상 검을 들고 있지 않다.
에덴의 동쪽에는 오래도록 한 형상이 서 있었다. 두루 도는 화염검, 그리고 그 검을 들고 있는 그룹들. 그들은 생명나무로 가는 길을 지켰다. 인간이 죄 가운데 영생하지 못하도록, 차단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그러나 그 차단은 영원한 결론이 아니었다. 그것은 잠정적 보호였다. 길이 다시 열리는 그날까지, 그 손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을 뿐이다.
요한이 본 마지막 환상에서, 그 길의 끝은 막혀 있지 않다. 강이 흐르고, 그 강 좌우에 생명나무가 다시 서 있다. 한 그루가 아니다. 강 양쪽에 도열한 듯, 어디로 향해도 그 나무가 보이는 자리. 이사야가 본 환상이 떠오른다.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 아이에게 끌리며"
이사야 11:6그 평화가 이제 한 그루 나무 곁에서 완성된다. 에스겔이 환상 중에 보았던 강가의 나무들, "그 열매는 먹을 만하고 그 잎사귀는 약 재료가 되리라"(에스겔 47:12)고 했던 약속의 그림자가, 마침내 실체로 선다.
주목할 것은 시제다. 열매를 한 번 맺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달마다 맺는다. 영원한 시간 속에서 매달 새롭게 차오르는 공급. 이것이 새 창조의 생명나무가 가진 무게다. 한 번의 회복이 아니라, 영원토록 갱신되는 환대.
잎사귀는 또 어떠한가. 그것은 만국을 치료하기 위하여 있다. 한 민족이 아니다. 한 가문이 아니다. 만국이다. 보호의 손이 차단의 손에서 치료의 손으로 옮겨갔다. 같은 손이다. 다만 그 손이 들고 있는 것이 검에서 잎사귀로 바뀌었을 뿐이다.
화염검을 들었던 손이, 이제 잎사귀를 건넨다. 막아 섰던 자리가, 마중 나오는 자리가 되었다.
다윗이 노래한 시편의 한 구절이 이 자리에 어울린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시편 23:1달마다 새 열매가 있다면, 부족할 일이 없다. 부족함이 없다는 그 단순한 고백이, 강 좌우 생명나무 아래에서 비로소 완전한 풍경이 된다.
새 창조의 풍경은 먼 이야기가 아니다. 그 풍경은 오늘 우리가 누구를 향해 어떤 손을 내미는가를 묻는다. 우리도 한때 누군가의 길을 막아 선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차단이 잠정적 보호였다면, 이제는 환대로 옮겨갈 시간이다. 사도 바울의 권면이 그것이다.
"손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
히브리서 13:2닫힌 문을 여는 일, 거절했던 자리를 다시 마중 나가는 일, 검 대신 잎사귀를 건네는 일. 이것이 강 좌우 생명나무가 오늘 우리에게 묻는 자리다. 다음 장에서 우리는, 그렇게 열린 길에 누가 어떻게 나아가게 되는가를 보게 될 것이다.
묵상 질문
1. 내 인생에서 오래도록 닫혀 있다고 느꼈던 자리는 어디였는가. 그 차단이 사실은 나를 향한 잠정적 보호였을 가능성을 묵상해 보라.
2. 달마다 새로 맺히는 열매처럼, 하나님이 내 일상에 갱신해 주시는 공급을 나는 어떻게 알아차리고 있는가.
3. 내가 누군가에게 화염검의 손이 되어 있다면, 그 손을 잎사귀의 손으로 옮기기 위해 오늘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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