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 시즌 2 · G07 · EP 9
피조세계의 신호
발 아래의 땅이 흔들릴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러나 성경은 그 순서를 뒤집는다. 재난이 닥쳤을 때 먼저 들여다보아야 할 것은 하늘의 별자리가 아니라 우리가 밟고 선 흙이며, 그 흙 위에 새겨진 사람의 발자국이라고 말한다.
"땅이 또한 그 거민 아래서 더럽게 되었으니 이는 그들이 율법을 범하며 율례를 어기며 영원한 언약을 깨뜨렸음이라"
이사야 24:5이사야의 이 한 문장은 재난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전체를 흔든다. 땅이 스스로 더러워진 것이 아니라 거민 아래에서 더럽혀졌다. 위가 아래를 오염시켰고, 발이 디딘 곳이 발의 죄를 흡수했다. 재난은 그러므로 운명의 우연한 굴림이 아니라, 흙과 사람과 하늘 사이에 맺어진 언약이 끊어진 자리에서 피조세계가 토해 내는 신음이다.
의사들은 말한다. 환자가 가장 위험한 순간은 격렬한 고통이 닥칠 때가 아니라, 미열이 한참 동안 가시지 않을 때라고. 미열은 무시당하기 쉽다. 일상이 굴러가고, 식욕도 어느 정도 남아 있고, 출근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작은 발열이야말로 몸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 무너지고 있다는 첫 번째 신호다.
오늘 우리 시대의 재난을 이 비유로 다시 읽어 본다. 한 번의 거대한 지진, 한 번의 폭우만이 경고가 아니다. 그보다 먼저, 계절이 어긋나고, 새들이 길을 잃고, 강물이 미지근해지는 그 모든 지속되는 미열이야말로 땅이 보내는 첫 번째 편지다. 호세아 선지자는 이미 같은 진단서를 써 두었다.
"그러므로 이 땅이 슬퍼하며 거기 사는 자와 들짐승과 공중에 나는 새가 다 쇠잔할 것이요 바다의 고기도 없어지리라"
호세아 4:3피조물의 쇠잔이 인간의 윤리적 붕괴와 한 줄로 연결되어 있다. 자연은 자연끼리 병들지 않는다. 위에서 내려간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릎이 꺾인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경계해야 할 함정은 인과적 단순화다. 어느 도시에 홍수가 났다고 해서, 그곳 사람들이 다른 곳 사람들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단정 짓는 일은 성경이 가장 강하게 금하는 해석이다. 예수께서는 실로암 망대가 무너져 죽은 열여덟 명을 두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누가복음 13:5재난은 누군가를 콕 집어 가리키는 손가락이 아니라, 모두를 향해 울리는 공동의 종소리다. 이사야가 말한 깨어진 언약은 특정한 죄인 한 명의 이름표가 아니라, 흙을 함부로 다루고 약자를 짓밟고 안식을 잊어버린 한 시대 전체의 합산이다. 바울도 같은 떨림으로 증언한다.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
로마서 8:22그러므로 신호를 신호로 듣는다는 것은, 멀리 있는 거대 재난의 뉴스 앞에서 손가락질을 멈추고, 가장 먼저 내가 발 디딘 자리의 미열을 짚어 보는 일이다.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묶을 때, 일회용 컵을 받아 들 때, 주말의 안식을 노동으로 채울 때, 우리는 작은 체온계를 손에 쥐고 있는 셈이다.
땅이 보내는 가장 두려운 경고는 큰 재앙이 아니라, 우리가 미열에 둔감해진 그 순간이다.
이번 한 주, 익숙해서 흘려보낸 작은 신호 하나를 다시 집어 들자. 그 떨림이 곧 하늘이 우리에게 내미는 손이다.
묵상 질문
1. 최근 내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친 "땅의 미열"은 무엇이었는가? 그 작은 신호를 통해 하나님은 어떤 회개의 자리로 나를 부르고 계신가?
2. 멀리서 일어난 재난 앞에서 나는 손가락질하는 자리에 서 있었는가, 함께 회개하는 자리에 서 있었는가?
3. 내가 맺고 있는 "흙과의 언약" 한 가지를 오늘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여기까지가 미리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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