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 시즌 2 · G07 · EP 6
현대적 청지기직
고대 이스라엘의 시편 기자는 성전에 오르는 길목에서 한 가지 선언으로 모든 예배의 좌표를 다시 찍었다. 그것은 신학적 명제이기 이전에 우주적 사실에 대한 고백이었다.
"땅과 거기에 충만한 것과 세계와 그 가운데에 사는 자들은 다 여호와의 것이로다."
시편 24:1이 한 절은 본 권 전체의 무게중심이다. 기후와 생태를 말하는 모든 신앙적 사유는 결국 이 한 문장 앞에서 자신의 좌표를 점검해야 한다. 땅의 소유주는 인간이 아니다. 바다도, 숲도, 공기도, 그 안에 깃든 생명들도 모두 창조주의 자산이다. 인간은 잠시 그것을 위탁받았을 뿐이다.
현대 문명은 자연을 자원으로 환산하는 데 탁월하다. 산은 채굴 가능한 광물의 총량으로, 강은 발전 용량으로, 숲은 목재의 입방미터로 계산된다. 그러나 시편 기자의 선언은 이 회계장부의 첫 페이지를 다시 쓰게 한다. 모든 항목의 소유주 칸에 적힐 이름은 오직 하나, 창조주이시다. 신명기는 이 진리를 더 분명히 못 박는다.
"하늘과 모든 하늘의 하늘과 땅과 그 위의 만물은 본래 네 하나님 여호와께 속한 것이로되."
신명기 10:14욥기에서도 동일한 음성이 울린다. "온 천하에 있는 것이 다 내 것이니라"(욥기 41:11). 인간이 자연을 마음대로 다룰 권리가 있다는 착각은, 회계장부의 소유주 칸에 자신의 이름을 위조해 적어 넣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기후 위기의 신학적 본질은 바로 이 위조된 소유권 주장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자리는 어디인가. 위탁받은 관리인이다. 관리인은 주인이 아니므로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고, 동시에 주인이 부재한 듯 방치할 수도 없다. 관리인은 언젠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누구의 것을, 어떤 상태로,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예수께서는 달란트 비유에서 이 보고의 순간을 생생히 그리셨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마태복음 25:21달란트는 돈이 아니라 위탁된 모든 것이다. 우리에게 맡겨진 한 평의 흙, 한 그릇의 물, 한 줌의 공기까지도 결국 보고의 대상이 된다. 사도 바울은 피조물 전체가 신음하며 그 보고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증언한다(로마서 8:22).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토양의 산성화, 바다의 산성화, 공기의 산성화는 단순한 환경 지표가 아니라 위탁자에게 들려질 신음 소리다.
그러나 이 보고의 무게가 우리를 두려움으로 몰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 사랑하는 자가 사랑하는 자의 것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 것은 처벌의 공포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사랑이 본래 갖는 결이다. 요한일서는 분명히 말한다.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요한일서 4:18생태적 회개는 종말의 공포로부터가 아니라 창조주를 향한 사랑에서 시작된다. 그분이 사랑하시는 것을 나도 사랑하기에, 그분이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하신 것을 나도 좋게 여기기에, 한 그루의 나무 앞에서도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것이다.
오늘 내가 만진 모든 것은 내 것이 아니었다. 잠시 위탁받은 것이었다. 그 위탁자의 이름을 기억할 때, 비로소 나의 손길이 달라진다.
실생활의 적용은 거창하지 않다. 식탁 위의 음식을 보며 그 음식이 자라난 흙을 한 번 떠올리는 것, 수돗물을 틀 때 그 물이 흘러온 강을 한 번 생각하는 것, 전기를 쓸 때 그 전기를 만든 자연의 수고를 한 번 헤아리는 것. 이 작은 인식의 전환이 관리인의 첫 자세다. 시편 기자는 이 자세를 가진 자만이 "여호와의 산에 오를 자"(시편 24:3)라고 선포한다. 깨끗한 손과 청결한 마음이란, 결국 위탁받은 것을 위탁받은 것으로 알고 다루는 자의 손과 마음이다.
묵상 질문
1. 내가 지금 "내 것"이라 부르는 것들 가운데, 실은 잠시 위탁받았을 뿐인 것은 무엇인가? 그 목록을 솔직히 써본다면 어디까지 길어질 수 있는가?
2. 자연을 향한 나의 일상적 태도는 두려움(처벌 회피)에서 나오는가, 사랑(창조주를 향한 애정)에서 나오는가? 그 동기의 결이 내 행동에 어떤 차이를 만들고 있는가?
3. 오늘 내가 관리인으로서 제출해야 할 보고서가 있다면, 가장 부끄러운 항목과 가장 떳떳한 항목은 각각 무엇이겠는가?
여기까지가 미리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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