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 시즌 2 · G02 · EP 2
악의 기원
창조의 질서 속에서 가장 깊은 비극은 외부의 침입자에 의해 시작되지 않았다. 그것은 빛 가운데 거하던 한 존재의 내면에서, 누구도 강제하지 않은 의지의 한 점에서 발화했다. 선지자 이사야는 그 발화의 순간을 시(詩)의 언어로 박제해 놓았다.
"너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여 어찌 그리 하늘에서 떨어졌으며 너 열국을 엎은 자여 어찌 그리 땅에 찍혔는고 네가 네 마음에 이르기를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뭇별 위에 나의 보좌를 높이리라 내가 북극 집회의 산 위에 앉으리라 가장 높은 구름에 올라가 지극히 높은 이와 비기리라 하도다 그러나 이제 네가 스올 곧 구덩이의 맨 밑에 빠지리로다"
이사야 14:12-15표면적으로 이 신탁은 바벨론 왕을 향한 조롱가다. 그러나 본문이 그려내는 그림—하늘 보좌, 별들의 회중, 북극의 산—은 한 사람의 정치적 몰락을 묘사하기에는 너무 크다. 교부들이 이 본문을 어둠의 원형 존재에게 적용해 읽은 까닭이 거기에 있다. 한 폭군의 거울 뒷면에 더 오래된 얼굴이 비친다.
본문을 천천히 곱씹으면 한 동사의 주어가 다섯 번 같은 음으로 울린다. 내가 올라가리라, 내가 높이리라, 내가 앉으리라, 내가 오르리라, 내가 비기리라. 다섯 개의 '내가'는 단순한 수사의 반복이 아니다. 그것은 피조성의 경계를 안에서 깨뜨리려는 의지의 다섯 마디 박동이다. 시작은 거대한 반역이 아니었다. 자기 자리에 머무는 것을 견디지 못한 한 점의 갈망이었다.
에스겔은 다른 각도에서 같은 그림자를 그린다. 두로 왕을 두고 한 탄식 속에서 그는 이렇게 적었다.
"네가 지음을 받던 날로부터 네 모든 길에 완전하더니 마침내 불의가 드러났도다 너의 무역이 풍성하므로 네 가운데에 강포가 가득하여 네가 범죄하였도다 너 덮는 그룹아 내가 너를 더럽게 여겨 하나님의 산에서 쫓아냈고"
에스겔 28:15-16이사야가 의지의 다섯 번 발화를 보여주었다면, 에스겔은 그 의지가 잉태된 자리를 보여준다. "지음을 받던 날로부터 완전하더니"—타락은 본성에 새겨진 결함이 아니었다. 그는 처음부터 그늘이 아니라 빛을 입은 자였다. 그러므로 그의 추락은 비극이 되었다. 강제된 본성의 길이 아니라, 열려 있던 길 가운데 한 길을 스스로 골라 디딘 발걸음이었기 때문이다.
'계명성'은 새벽을 알리는 별의 이름이다. 그러나 새벽별의 사명은 자기 빛을 내는 데 있지 않고, 곧 떠오를 태양을 가리키는 데 있다. 비극은 가리키는 자가 가리키기를 멈추고 자기 손가락을 우러러보기 시작한 데서 시작되었다. 받은 빛을 자기 빛이라 부르는 순간 빛은 그림자가 된다. 자기 신격화의 욕망은 결코 처음부터 괴물의 얼굴로 오지 않는다. 그것은 "나도 충분하지 않은가"라는 정중한 속삭임으로 온다.
야고보는 인간 안에서 같은 구조가 재생되는 과정을 짧게 정리했다.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야고보서 1:14-15외부의 마귀가 떠밀어 떨어뜨린 것이 아니라, 안에서 잉태된 욕심이 자기 무게로 떨어진다. 계명성의 추락은 그 원형이다. 잠언의 오래된 경구가 그 결말을 미리 새겨 두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잠언 16:18). 다섯 번의 '내가'는 결국 한 번의 '떨어졌으며'로 닫혔다.
이 장의 무게는 먼 옛적 천상의 한 사건에만 있지 않다. 베드로는 같은 패턴이 사람의 마음에도 흐른다고 말했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베드로전서 5:8).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작은 결정들—누구의 칭찬에 마음이 부풀고, 어떤 자리에서 내려오기를 거부하며, 누구의 빛을 시기하는가—그 안에 계명성의 다섯 마디가 미세하게 울린다. 가정의 식탁에서, 직장의 회의실에서, 교회의 봉사 자리에서, "내가"라는 동사가 하나님의 자리를 살그머니 밀어내는 순간이 매일 있다.
그러므로 이 장의 묵상은 누군가의 추락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안의 보좌를 점검하는 일이다. 그 자리에 누가 앉아 있는가. 빛의 근원을 가리키는 손가락인가, 자기 손가락을 빛이라 부르는 그림자인가.
받은 빛은 가리키는 자의 영광이고, 자기 것이라 주장된 빛은 떨어지는 자의 무게다.
묵상 질문
1. 다섯 번 반복된 '내가' 중에서, 오늘 내 마음에 가장 익숙하게 울리는 문장은 어느 것인가?
2. 나의 추락이 본성의 결함이 아니라 의지의 선택임을 인정하는 것은 회개를 어떻게 달라지게 하는가?
3. 새벽별처럼 다른 빛을 가리키는 자리에 머물기 위해, 오늘 내가 내려놓아야 할 '내 보좌'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