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 시즌 2 · G06 · EP 10
평강을 분별하는 영성
예레미야 시대의 예루살렘은 겉으로 평온했다. 성전은 굳건히 서 있었고, 제사는 규칙적으로 드려졌으며, 선지자들은 한목소리로 번영을 예언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에 비친 그 도성은 이미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바로 그때, 주께서 예레미야의 입을 열어 이 시대의 가장 날카로운 경고 한마디를 내리셨다.
"그들이 내 백성의 상처를 가볍게 여기면서 말하기를 평강하다 평강하다 하나 평강이 없도다"
예레미야 6:14거짓 평화란 상처를 가볍게 여기는 데서 시작된다. 곪아가는 환부를 들여다보지 않고 "괜찮다, 다 잘 될 것이다"라고 말하는 위로, 회개 없이 축복만 선포하는 설교, 죄를 직면하지 않고 넘어가는 예배. 이것이 바로 예레미야가 고발한 그 시대의 질병이었고, 오늘 우리 시대의 질병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문제가 없는 상태'로 오해한다. 통장에 잔고가 있고, 건강 검진에 이상이 없고, 가정에 갈등이 없으면 평안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샬롬은 환경의 고요함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다. 다윗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한복판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시편 23:4골짜기가 사라져서 두렵지 않은 것이 아니다. 골짜기 속에 주께서 함께하시기에 두렵지 않은 것이다. 진짜 평화는 폭풍이 멎은 바다가 아니라, 폭풍 속에서도 배에 주무시는 예수님을 모신 제자들의 배 위에 있다. 주께서는 풍랑을 꾸짖기 전에 먼저 그 배에 계셨다(마가복음 4:38-39 참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세상과 전혀 다른 평안을 약속하셨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요한복음 14:27세상은 문제를 덮어 평화를 만들지만, 주님은 문제 한복판에 임하셔서 평화가 되신다. 바울도 옥중에서 빌립보 교회에 편지하며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하나님께 아뢰라"고 권면했고(빌립보서 4:6-7), 그 결과는 모든 지각에 뛰어난 평강이었다.
오늘 내가 누리는 평안은 문제가 사라진 평안인가, 주님이 함께하시는 평안인가. 전자는 바람 한 번에 무너지고, 후자는 지진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거짓 평화에 속지 않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내 안의 상처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주님 앞에 정직하게 꺼내놓는 용기, 듣기 좋은 예언이 아니라 찌르는 말씀 앞에 무릎 꿇는 용기다. 그 정직의 자리에서 비로소 참된 샬롬이 시작된다.
묵상 질문
1. 지금 내가 "평강하다"라고 스스로 말하며 외면하고 있는 내면의 상처나 죄는 무엇인가?
2. 나는 평화를 '문제의 부재'로 이해해 왔는가, '하나님의 임재'로 이해해 왔는가? 그 차이가 내 기도를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3. 요한복음 14:27에서 예수님이 주시는 평안과 세상이 주는 평안의 차이를, 오늘 나의 하루 속에서 어떻게 구별하며 살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