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 시즌 2 · G05 · EP 10
깨진 관계의 회복
사람은 관계 안에서 태어나 관계 안에서 자라며, 관계 안에서 상처를 입는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받은 말 한마디, 차가운 시선, 외면당한 순간은 시간이 흘러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세월이 쌓일수록 그 자리는 더 단단한 딱지가 되어 마음 한복판을 지배한다. 우리는 흔히 시간이 약이라고 말하지만, 직면하지 않은 상처는 결코 저절로 치유되지 않는다. 땅 속에 묻어둔 씨앗이 반드시 싹을 틔우듯, 덮어둔 상처는 어느 날 전혀 엉뚱한 자리에서 분노와 우울, 관계의 단절로 피어난다.
다윗은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는 자신의 고통을 하나님 앞에 숨기지 않았다.
"여호와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가 쇠약하오니 여호와여 나를 고치소서 나의 뼈가 떨리나이다 나의 영혼도 심히 떨리나이다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시편 6편 2-3절다윗의 기도는 우아하지 않다. 그러나 정직하다. 회복은 바로 이 지점, 자신의 상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자리에서 시작된다.
상처받은 마음은 마치 낯선 땅의 지도와 같다. 어디가 막혀 있는지, 어디에 지뢰가 묻혀 있는지 스스로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같은 자리에서 반복해 넘어진다. 특정한 말투에 과도하게 분노하고, 특정한 관계 앞에서 까닭 없이 위축된다. 그것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아직 그려지지 않은 지도의 빈칸이다.
예수님은 오랫동안 병을 앓던 사람에게 뜻밖의 질문을 던지셨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요한복음 5장 6절). 언뜻 보면 이상한 질문이다. 38년을 앓던 사람에게 낫고 싶으냐니. 그러나 주님은 아신다. 많은 사람이 상처에 익숙해진 나머지, 회복보다 익숙한 고통을 택한다는 것을. 치유의 첫걸음은 나의 아픔을 인정하고, 낫기를 원한다고 고백하는 용기다.
상처를 부정하는 한, 치유는 시작되지 않는다. 내 마음의 가장 아픈 자리를 하나님께 펼쳐 보이는 순간, 그곳에 은혜의 빛이 스며든다.
관계에서 받은 상처는 결국 관계 안에서 치유된다. 홀로 숨어 아픔을 삭이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끝내 사람들 사이로 부르신다. 바울은 로마서 8장 28절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라고 선언했다. 상처마저도 그분의 손에서는 치유의 재료가 된다.
시편 23편 1절의 고백처럼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목자는 양을 홀로 두지 않으신다. 신실한 한 사람의 경청, 진심 어린 기도, 함께 나눈 눈물은 그분이 준비하신 치유의 도구다. 오늘, 당신이 숨기고 있는 그 상처를 하나님 앞에 그리고 믿을 만한 한 사람 앞에 꺼내어 놓으라. 그 자리에서 지도의 첫 줄이 그어진다.
묵상 질문
1. 내 마음속에서 아직 직면하지 못하고 덮어두기만 한 관계의 상처는 무엇인가?
2. "네가 낫고자 하느냐"는 주님의 질문 앞에서, 나는 정직하게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가?
3. 내 상처를 안전하게 꺼내 놓을 수 있는 공동체나 한 사람이 내 곁에 있는가? 없다면 하나님께 누구를 구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