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 시즌 2 · G05 · EP 9
용서받고 용서하는 삶
어느 날 한 노인이 상담실 문을 두드렸다. 평생 성실하게 살아온 그의 얼굴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사십 년 전 저를 배신한 동업자를 아직도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매일 밤 그 사람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해요." 상담자가 조용히 물었다. "그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노인이 대답했다. "십 년 전에 죽었습니다." 상대는 이미 세상을 떠났는데, 노인은 여전히 사십 년째 자신이 만든 감옥에 갇혀 있었다.
용서하지 않음은 상대를 향한 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 손을 먼저 베는 양날의 검이다. 분노를 품는 순간 그 독은 상대가 아니라 내 심장으로 흘러 들어간다. 불면, 두통, 위장병, 고혈압은 물론 영혼까지 병들게 한다. 성경은 이 진리를 일찍이 경고했다.
"모든 악독과 노함과 분냄과 떠드는 것과 비방하는 것을 모든 악의와 함께 버리고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에베소서 4:31-32바울은 용서하지 못함을 가벼운 감정이 아니라 '악독'이라고 표현했다. 독은 담긴 그릇을 먼저 부식시킨다. 내 안에 원한을 간직하는 동안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나 자신이다.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비유 속 한 종은 임금에게 일만 달란트, 갚을 수 없는 빚을 탕감받았다. 그러나 그는 문을 나서자마자 자기에게 백 데나리온 빚진 동료의 멱살을 잡고 감옥에 가두었다. 이 사실을 들은 임금이 진노하며 말한다.
"악한 종아 네가 빌기에 내가 네 빚을 전부 탕감하여 주었거늘 내가 너를 불쌍히 여김과 같이 너도 네 동료를 불쌍히 여김이 마땅하지 아니하냐"
마태복음 18:32-33그리고 그 종을 옥졸들에게 넘겨 빚을 다 갚을 때까지 가두었다고 하셨다(마태복음 18:34). 예수님은 덧붙이신다. "너희가 각각 마음으로부터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나의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시리라"(마태복음 18:35). 용서하지 못한 사람이 갇힌 감옥은 하늘이 만든 옥이 아니라, 자기 마음이 판 옥이다.
주기도문에서 우리는 매일 이렇게 기도한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마태복음 6:12). 용서는 하나님의 사랑을 통과시키는 통로이며, 그 통로가 막히면 은혜도 내 안에 머물지 못한다.
용서는 과거를 바꾸지 않는다. 그러나 미래를 바꾼다. 당신이 먼저 감옥 문을 여는 순간, 그 문은 이미 열려 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오늘, 마음속 명단을 펼쳐보라. 수십 년 동안 가둬둔 이름, 떠올릴 때마다 심장이 조여오는 그 얼굴.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놓아주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나를 용서하심과 같이(골로새서 3:13), 내가 먼저 그 감옥에서 걸어 나오라.
묵상 질문
1. 지금 내 마음의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를 붙잡고 있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2. 일만 달란트 탕감받은 종처럼, 내가 하나님께 받은 용서는 얼마나 큰가? 그 은혜가 오늘 내 인간관계에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
3. 용서가 감정이 아니라 결단이라면, 오늘 내가 내릴 수 있는 가장 작은 한 걸음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