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 시즌 2 · G04 · EP 2
핍박자에서 사도로
사도 바울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우리는 즉시 복음의 전사를 떠올린다. 그러나 그의 본래 이름은 사울이었고, 그 사울은 누구보다도 뜨겁게 교회를 짓밟던 자였다. 그는 무지한 자가 아니었다.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율법의 정수를 배웠고, 조상의 전통에 대한 열심으로 불타올랐다. 문제는 그의 열정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그 열정이 잘못된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사울은 스데반이 돌에 맞아 죽을 때 그 자리에 있었고, 그 죽음을 기뻐했다. 그 후 그는 예루살렘 교회에 큰 박해를 가하며 집집마다 들어가 남녀를 끌어다 옥에 넘겼다. 그의 손에는 대제사장의 공문서가 있었고, 그의 가슴에는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충성이 있었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의 편에서 싸우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그가 핍박한 것은 하나님의 원수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었다.
사울이 교회를 잔멸할새 각 집에 들어가 남녀를 끌어다가 옥에 넘기니라
사도행전 8장 3절여기에 신앙의 가장 무서운 착각이 있다. 확신과 진리는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사울은 진실로 확신했지만, 진실로 틀렸다. 잘못된 확신에 붙은 뜨거운 열정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그것은 사람을 세우지 않고 무너뜨리며, 하나님을 섬긴다는 이름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찢는다.
주님은 길 위에서 그를 막아서시며 물으셨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 예수께서 ‘내 교회’가 아니라 ‘나’라고 말씀하신 것에 주목하라. 성도를 해치는 것은 곧 그리스도 자신을 해치는 일이었다. 사울은 그제야 자신의 모든 열심이 주님의 심장을 찌르던 창이었음을 깨닫는다.
땅에 엎드러져 들으매 소리가 있어 이르시되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 하시거늘
사도행전 9장 4절가장 강한 핍박자가 가장 뜨거운 사도가 되었다. 은혜는 사울의 과거를 지우지 않았다. 그는 평생 자신이 교회를 박해하던 자였음을 기억하며 살았다. 그러나 은혜는 그의 미래를 새로 썼다. 파괴의 도구였던 그 열정은 복음을 이방에 전하는 통로로 바뀌었다. 하나님은 그의 열심을 버리지 않으시고, 오직 그 열심이 향하는 방향을 돌이키셨다.
우리가 오늘 품고 있는 확신 중 어떤 것은, 어쩌면 아직 다메섹 도상을 만나지 못한 열심일지 모른다.
오늘 우리도 묻는다. 나의 열심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가정에서, 교회에서, 직장에서 옳음을 주장하는 나의 목소리가 혹시 누군가를 정죄하고 무너뜨리고 있지는 않은가. 뜨거움보다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방향이다. 주님 앞에 엎드려 나의 확신을 다시 내어드릴 때, 우리의 열정도 비로소 생명을 살리는 도구가 된다.
묵상 질문
1. 나는 지금 ‘하나님을 위한다’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정죄하거나 상처 주고 있지는 않은가?
2. 내 신앙의 열심은 바른 진리 위에 서 있는가, 아니면 익숙한 확신 위에 서 있는가?
3. 바꾸고 싶은 과거가 있다면, 그것을 지우려 하기보다 하나님께 새로운 미래의 재료로 드릴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