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 시즌 2 · G03 · EP 10
폭풍 속의 소망
삶은 잔잔한 호수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오는 폭풍이 있다. 갑작스런 질병, 사랑하는 이의 떠남, 무너진 관계, 흔들리는 직장과 재정. 우리는 흔히 "믿음이 있으면 폭풍을 피할 수 있다"고 오해하지만, 성경은 오히려 정반대를 말한다. 믿음은 폭풍을 없애주는 우산이 아니라, 폭풍 한가운데서 우리를 붙드는 닻이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도 갈릴리 바다 한복판에서 큰 광풍을 만났다. 주목할 것은 그 배에 예수님이 함께 타고 계셨다는 사실이다. 주님과 동행하는 길이라 해서 바람이 비껴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님의 명령을 따라 건너편으로 가던 길에 파도가 덮쳤다. 신앙의 자리에서도 폭풍은 온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폭풍을 실패의 증거로 해석하기를 멈추게 된다.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요한복음 16:33주님은 환난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당한다"고 단언하셨다. 그러나 그 문장은 절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담대하라"는 명령이 이어진다. 폭풍의 현실과 승리의 약속이 한 문장 안에 공존한다.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소망의 지형이다.
많은 사람이 소망을 감정으로 오해한다. 기분이 좋으면 소망이 있다고 느끼고, 기분이 가라앉으면 소망을 잃었다고 여긴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소망은 감정의 파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에 닻을 내린 확신이다. 파도가 높아도 닻이 해저 반석에 박혀 있으면 배는 떠내려가지 않는다.
"우리가 이 소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영혼의 닻 같아서 튼튼하고 견고하여 휘장 안에 들어 가나니"
히브리서 6:19시편 기자는 폭풍 앞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시편 46:10바울 역시 로마서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로마서 8:28)고 선포한다. 모든 일이 즉시 좋아 보인다는 뜻이 아니다. 지금의 폭풍조차도 선하신 손길 아래 엮여 결국 선을 이루어낸다는 약속이다. 다윗의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편 23:1)라는 고백도 풀밭에 누웠을 때의 한가로운 노래가 아니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통과하며 터져 나온 닻의 선언이었다.
당신의 배는 지금 어떤 바다 위에 있는가. 고요한가, 아니면 이미 파도가 갑판을 넘나드는가. 상황이 어떠하든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돛이나 노가 아니라 닻이다. 내 소망은 지금 어디에 매여 있는가. 사람의 말, 통장 잔고, 건강 수치, 누군가의 평가에 매여 있다면, 그것들이 흔들릴 때 내 영혼도 함께 표류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약속에 매여 있다면, 폭풍은 닻을 시험할 뿐 닻을 끊지는 못한다.
폭풍이 커서 두려운 것이 아니라, 닻이 얕아서 두려운 것이다. 오늘, 약속의 반석까지 닻줄을 내려 보내라.
묵상 질문
1. 지금 내 인생에서 가장 거센 바람이 불고 있는 영역은 어디이며, 나는 그곳에서 무엇에 닻을 내리고 있는가?
2. 감정으로서의 소망과 약속에 근거한 소망을 구분해 본 적이 있는가? 최근 흔들렸던 순간은 어느 쪽에 기대고 있었기 때문인가?
3. 요한복음 16장 33절의 "담대하라"는 명령을 오늘 내 상황에 적용한다면, 가장 먼저 어떤 생각과 말을 바꿔야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