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 시즌 2 · G03 · EP 9
종말을 사는 신자의 자세
많은 그리스도인이 '마지막 때'라는 말을 들을 때 두려움과 회피, 혹은 세상 종말에 대한 호기심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마지막 때는 단순한 공포 영화의 소재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역사의 마침표를 친히 찍으시고, 그분의 정의와 사랑을 완성하시겠다는 약속의 선언이다. 재림 신앙은 현실을 외면하고 구름 위로 도망가는 신앙이 아니라, 오히려 오늘의 땅을 더 단단히 딛고 서게 하는 거룩한 긴장이다.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
마태복음 25:13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종말의 날짜를 알려주시는 대신 '깨어 있으라'고 명령하셨다. 이 깨어 있음은 불안에 떨라는 뜻이 아니다. 주인이 돌아올 집을 정성스레 지키는 청지기처럼, 맡겨진 오늘을 충실히 살라는 초대다. 마지막 때를 바라보는 눈은 하늘만 올려다보는 눈이 아니라, 하늘을 의식한 채 이웃의 얼굴을 바라보는 눈이다.
사도 베드로는 "주의 날이 도둑 같이 오리니"라고 경고한 뒤, 놀라운 권면을 덧붙인다.
"이 모든 것이 이렇게 풀어지리니 너희가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마땅하냐 거룩한 행실과 경건함으로"
베드로후서 3:11종말의 선포는 '세상은 어차피 망하니 손 놓으라'는 허무주의로 귀결되지 않는다. 도리어 '그러므로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하겠느냐'는 윤리적 각성으로 이어진다.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믿는 사람은 오늘의 작은 정직, 작은 친절, 작은 용서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영원과 맞닿아 있는 행위임을 알기 때문이다. 바울이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빌립보서 3:20)고 고백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늘 시민권은 땅을 떠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땅 위에서 하늘의 방식으로 살게 한다.
데살로니가 교회는 재림 신앙 때문에 오히려 혼란에 빠졌다. 어떤 이들은 일하지 않고 주님의 재림만 기다렸다. 바울은 단호하게 말한다.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데살로니가후서 3:10). 참된 종말 신앙은 오늘의 일상과 노동을 성화시킨다. 한 영혼을 더 사랑하게 하고, 한 그릇의 밥을 더 감사하게 하며, 한 번의 기도를 더 간절하게 만든다.
마지막 때를 바라보는 눈은 세상을 가볍게 여기는 눈이 아니라, 세상을 너무도 무겁게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눈을 닮아가는 눈이다.
로마서 8장 28절의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는 약속은 종말의 관점에서 읽을 때 비로소 온전해진다. 지금 이해되지 않는 고통과 불의도, 마지막 날 하나님의 손 안에서 선으로 엮일 것이다. 이 소망이 있기에 우리는 절망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낸다.
묵상 질문
1. 나는 '마지막 때'라는 말을 들을 때 두려움, 무관심, 소망 중 어떤 감정을 먼저 느끼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2. 재림을 진지하게 믿는다면, 오늘 나의 일상 중 가장 먼저 달라져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3. 거룩한 긴장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이번 한 주 동안 실천할 한 가지 구체적인 행동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