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슬릿 앞에서 표지

미리보기 · 시즌 2 · OBSERVER · EP 1

두 슬릿 앞에서

관찰자 효과, 실재는 관계 속에 드러난다

정가3,000원
발행2026.09.30
ISBN
저자AI, 박헌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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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목차

  1. 1. 빛은 무엇인가
  2. 2. 이중슬릿, 한 입자가 두 길을
  3. 3. 측정하는 순간
  4. 4. 겹쳐 있는 가능성
  5. 5. 관찰자란 무엇인가
  6. 6. 고립된 사물은 없다
  7. 7. 보이지 않는 것으로
  8. 에필로그
First Chapter

제1장 미리보기

Chapter 01

빛은 무엇인가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창세기 1:3-4

창조의 첫 명령은 빛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인간의 과학이 가장 오래, 가장 깊이 씨름해 온 수수께끼도 빛이었다. 빛은 무엇인가. 알갱이인가, 물결인가. 이 단순해 보이는 물음에 답하려다 인류는 실재를 보는 눈 자체가 바뀌는 경험을 했다.

입자인가, 파동인가

뉴턴은 빛을 작은 알갱이의 흐름, 곧 입자라고 보았다. 같은 시대의 하위헌스는 빛을 물결, 곧 파동이라고 보았다. 한 세기가 지나 토머스 영이 빛을 두 좁은 틈으로 통과시키자 스크린에 밝고 어두운 줄무늬가 번갈아 나타났다. 두 물결이 만나 마루는 보강되고 골은 상쇄되는 간섭 — 파동만이 만드는 무늬였다. 빛은 파동인 듯했다.

그런데 다시 한 세기가 지나, 아인슈타인은 빛이 금속에 부딪쳐 전자를 튕겨 내는 광전효과를 설명하며 빛이 알갱이(광자)처럼 행동한다는 것을 보였다. 빛은 다시 입자인 듯했다. 그리고 드 브로이는 전자 같은 물질 입자조차 파동의 성질을 가진다는 것을 밝혔다. 결론은 둘 중 하나가 아니었다. 빛은 입자이면서 파동이다. 우리가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다른 얼굴을 보여 준다.

실재는 우리의 상자보다 크다

여기서 첫 번째 겸손을 배운다. 우리는 실재를 "입자냐 파동이냐"라는 익숙한 상자에 넣으려 했지만, 실재는 그 상자보다 컸다. 우리의 범주가 실재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실재가 우리의 범주를 넘어선다. 과학은 빛을 정밀하게 다루면서도, 빛이 무엇인지를 우리의 직관으로 다 담아내지는 못했다.

이것은 신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는 하나님을 우리가 만든 범주에 넣으려 한다. 이러저러해야 하나님답다고 미리 상자를 짜 놓고, 그 상자에 맞지 않으면 당황한다. 그러나 "빛이 있으라" 하신 그분은 우리의 상자보다 한없이 크시다. 빛 하나도 우리 직관을 넘는데, 하물며 빛을 지으신 분이겠는가.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이사야 55:8-9
정직한 경외

그러니 이 책은 과학으로 하나님을 증명하려는 책이 아니다. 과학은 "어떻게"를 밝히고, 영성은 "왜, 누구"를 밝힌다. 다만 빛의 신비 앞에서 과학자조차 멈춰 서듯, 우리도 실재 앞에 겸손히 멈춰 서서 그 너머를 우러러볼 수 있다. 과학은 증명이 아니라 손짓이다. 빛이 무엇인지조차 다 모르는 우리가, 빛을 지으신 분 앞에서 마땅히 경외할 따름이다.

이 작은 겸손이 모든 여정의 출발점이다. 내 상자를 내려놓는 것. 실재가 내 생각보다 크고, 그 실재를 지으신 분은 더욱 크심을 인정하는 것. 그 자리에서 비로소 우리는 바르게 보기 시작한다.

관찰 연습

1. 오늘 한 번, 햇빛이나 등불을 잠시 바라보라. 우리가 매일 쓰면서도 그 본질을 다 모르는 그 빛 앞에서 멈춰 보라.

2. 내가 하나님을 가두어 둔 "상자"가 있는가?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나의 기대를 한 가지 적어 보라.

3. "주의 생각은 내 생각보다 높으십니다"라고 고백하며, 그 상자를 잠시 내려놓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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