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 시즌 2 · OBSERVER · EP 1
관찰자 효과, 실재는 관계 속에 드러난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창세기 1:3-4창조의 첫 명령은 빛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인간의 과학이 가장 오래, 가장 깊이 씨름해 온 수수께끼도 빛이었다. 빛은 무엇인가. 알갱이인가, 물결인가. 이 단순해 보이는 물음에 답하려다 인류는 실재를 보는 눈 자체가 바뀌는 경험을 했다.
뉴턴은 빛을 작은 알갱이의 흐름, 곧 입자라고 보았다. 같은 시대의 하위헌스는 빛을 물결, 곧 파동이라고 보았다. 한 세기가 지나 토머스 영이 빛을 두 좁은 틈으로 통과시키자 스크린에 밝고 어두운 줄무늬가 번갈아 나타났다. 두 물결이 만나 마루는 보강되고 골은 상쇄되는 간섭 — 파동만이 만드는 무늬였다. 빛은 파동인 듯했다.
그런데 다시 한 세기가 지나, 아인슈타인은 빛이 금속에 부딪쳐 전자를 튕겨 내는 광전효과를 설명하며 빛이 알갱이(광자)처럼 행동한다는 것을 보였다. 빛은 다시 입자인 듯했다. 그리고 드 브로이는 전자 같은 물질 입자조차 파동의 성질을 가진다는 것을 밝혔다. 결론은 둘 중 하나가 아니었다. 빛은 입자이면서 파동이다. 우리가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다른 얼굴을 보여 준다.
여기서 첫 번째 겸손을 배운다. 우리는 실재를 "입자냐 파동이냐"라는 익숙한 상자에 넣으려 했지만, 실재는 그 상자보다 컸다. 우리의 범주가 실재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실재가 우리의 범주를 넘어선다. 과학은 빛을 정밀하게 다루면서도, 빛이 무엇인지를 우리의 직관으로 다 담아내지는 못했다.
이것은 신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는 하나님을 우리가 만든 범주에 넣으려 한다. 이러저러해야 하나님답다고 미리 상자를 짜 놓고, 그 상자에 맞지 않으면 당황한다. 그러나 "빛이 있으라" 하신 그분은 우리의 상자보다 한없이 크시다. 빛 하나도 우리 직관을 넘는데, 하물며 빛을 지으신 분이겠는가.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이사야 55:8-9그러니 이 책은 과학으로 하나님을 증명하려는 책이 아니다. 과학은 "어떻게"를 밝히고, 영성은 "왜, 누구"를 밝힌다. 다만 빛의 신비 앞에서 과학자조차 멈춰 서듯, 우리도 실재 앞에 겸손히 멈춰 서서 그 너머를 우러러볼 수 있다. 과학은 증명이 아니라 손짓이다. 빛이 무엇인지조차 다 모르는 우리가, 빛을 지으신 분 앞에서 마땅히 경외할 따름이다.
이 작은 겸손이 모든 여정의 출발점이다. 내 상자를 내려놓는 것. 실재가 내 생각보다 크고, 그 실재를 지으신 분은 더욱 크심을 인정하는 것. 그 자리에서 비로소 우리는 바르게 보기 시작한다.
관찰 연습
1. 오늘 한 번, 햇빛이나 등불을 잠시 바라보라. 우리가 매일 쓰면서도 그 본질을 다 모르는 그 빛 앞에서 멈춰 보라.
2. 내가 하나님을 가두어 둔 "상자"가 있는가?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나의 기대를 한 가지 적어 보라.
3. "주의 생각은 내 생각보다 높으십니다"라고 고백하며, 그 상자를 잠시 내려놓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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