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 시즌 2 · G2 · EP 3
컨벤션, 약속에 이름이 붙을 때
대부분의 비드는 말 그대로의 뜻을 가진다. 1♥ 는 하트가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어떤 비드는 약속에 의해 전혀 다른 뜻을 싣는다 — 이름이 붙은 비드, 컨벤션이다.
지금까지 본 비드는 대부분 자연스러운 뜻이었다. 슈트를 부르면 그 슈트가 있다는 말이고, 노트럼프를 부르면 균형 잡힌 손이라는 말이었다. 비드의 겉모습이 곧 그 뜻이다. 이런 비드를 자연계 비드라 한다. 듣는 그대로 믿으면 되는, 정직하고 단순한 말이다.
자연계 비드만으로도 많은 대화가 된다. 오프닝과 응답, 레이즈와 새 슈트 — 앞 권의 문답이 모두 자연계였다. 그러나 자연계 비드만으로는 물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 한계가 컨벤션이 태어나는 자리다.
컨벤션은 「이 비드는 겉뜻이 아니라 정해진 다른 뜻으로 쓰자」는 약속이다. 예를 들어 1NT 다음의 2♣ 를 「클럽이 있다」가 아니라 「메이저가 있느냐」는 질문으로 쓰기로 약속하면 — 그 2♣ 는 클럽과 아무 상관이 없는 컨벤션이 된다. 겉모습은 그대로지만, 약속이 그 안의 뜻을 바꾼 것이다.
왜 이런 비틀기가 필요한가. 자연계 비드로는 물을 수 없는 정확한 질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4장 메이저가 있는가」 「에이스가 몇 개인가」 같은 물음은, 자연스러운 비드로는 깔끔하게 전할 수 없다. 컨벤션은 언어의 어휘를 넓혀 — 자연계가 못 하던 정밀한 질문과 답을 가능하게 한다.
자연계 1♣ 오프닝의 2♣ → 「클럽이 더 있다」
컨벤션 1NT 오프닝 뒤의 2♣ → 「4장 메이저가 있느냐」(스테이맨)
겉모습은 똑같은 2♣ 다. 그러나 1NT 다음에서는 약속에 의해 클럽과 무관한 질문이 된다. 비드의 겉뜻이 아니라 — 두 사람이 합의한 약속이 그 안의 뜻을 정한다. 이것이 컨벤션이다.
컨벤션이 필요한 까닭은 자연계 비드의 어휘가 유한하기 때문이다. 비드는 서른다섯 가지뿐이고, 그 겉뜻만으로는 물을 수 없는 정확한 질문들이 있다. 컨벤션은 일부 비드의 겉뜻을 비우고 약속된 질문·답을 담아, 그 유한한 어휘를 넓힌다. 단, 그 넓힘은 두 사람이 같은 약속을 공유할 때에만 작동한다.
자주 쓰는 컨벤션에는 이름이 붙는다. 스테이맨, 트랜스퍼, 블랙우드 — 이 이름들은 그 약속을 만든 사람이나 그 약속의 기능을 가리킨다. 이름이 붙었다는 것은, 그 약속이 널리 쓰여 공용어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름을 알면 그 약속을 부르고 응할 수 있다.
이 권은 가장 기본이 되는 세 이름을 본다 — 메이저를 묻는 스테이맨, 손을 가리키는 트랜스퍼, 에이스를 세는 블랙우드. 그리고 컨벤션을 쓸 때의 두 가지 — 공개의 정직과 절제 — 를 본다. 이름이 있는 비드의 세계로 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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