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 · 시즌 2 · G2 · EP 1
HCP, 손 안의 점수가 비딩의 출발선
비딩은 말이다. 그런데 말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 내가 무엇을 가졌는가. 비딩 이전에 평가가 있다. 그 첫 눈을 이 권에서 연다.
입문 트랙(G1)에서 점수 셈은 자동이었다. 두 편의 점수가 합산되어 선언자가 정해지고 컨트랙트가 나왔다. 사람은 그 결과만 받았다. 편했지만,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이제 그 자동의 장막을 걷는다. 점수를 사람의 눈으로 직접 센다.
왜 직접 세야 하는가. 비딩의 세계(G2)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비딩에서는 무엇을 말할지를 스스로 정해야 한다. 그런데 무엇을 말할지는 — 내 손이 얼마나 강한지에서 나온다. 손의 값을 모르면 한마디도 정확히 할 수 없다. 그래서 비딩을 배우는 첫 자리는 비드가 아니라 평가다.
비딩을 대화에 비유하면, 손의 평가는 그 대화에서 내가 할 말의 내용이다. 강한 손은 큰 약속을 말할 수 있고, 약한 손은 조용히 들어야 한다. 무엇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를 — 손의 값이 정한다. 평가는 비딩이라는 언어의 첫 단어다.
이 평가가 정확할수록 대화가 정확해진다. 자기 손을 과대평가하면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게 되고, 과소평가하면 닿을 수 있는 자리를 놓친다. 정확히 세는 눈 — 그것이 좋은 비딩의 출발이자 토대다.
손 가 ♠ K Q 3 ♥ Q J 4 ♦ K J 5 ♣ 8 7 2
손 나 ♠ A K J 9 7 4 ♥ 5 ♦ Q 8 6 3 ♣ 9 2
둘 다 높은 카드 점수로는 열두 점 안팎이다. 그러나 손 가는 네 슈트에 고르게 퍼진 평범한 손이고, 손 나는 스페이드가 여섯 장으로 길다. 손 나의 긴 스페이드는 끝까지 트릭을 만들어 주므로, 같은 점수라도 실제 힘은 손 나가 더 크다. 점수만으로는 이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 그래서 점수와 함께 손의 모양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이 권이 그 두 눈을 함께 연다.
평가가 비딩의 토대인 까닭은, 비딩의 모든 결정이 이 한 숫자에서 갈라져 나오기 때문이다. 오프닝을 열지, 파트너의 비드에 어떻게 답할지, 슬램까지 갈지 — 모든 갈림길에서 가장 먼저 묻는 것이 「내 손이 얼마인가」다. 그래서 비딩을 잘하려면 화려한 컨벤션보다 먼저, 손을 정확히 세는 눈을 길러야 한다. 토대가 흔들리면 그 위에 무엇을 쌓아도 흔들린다.
이 권은 손을 평가하는 네 개의 눈을 차례로 연다. 먼저 높은 카드를 세는 눈(HCP), 그다음 손의 모양을 값으로 보는 눈(균형과 분배점), 그리고 그 값으로 입을 열지 말지를 가늠하는 눈(오프닝 문턱), 마지막으로 대화가 진행되며 값이 변하는 것을 보는 눈(재평가)이다.
네 개의 눈이 모이면, 손을 받아 든 순간 그 손이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가 보인다. 그 보임이 다음 권 「묻고 답하기」에서 실제 비드로 이어진다. 점수를 세는 첫 눈에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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